각종 연구, 분석에 활용되고 있는 슈퍼컴퓨터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이와 관련 기술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특히 산업 기술력이 전무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최근 발간한 `세계 슈퍼컴퓨터 연구정책 현황'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수년간 슈퍼컴퓨터 분야에서 미국뿐 아니라 중국, 일본 등 선진국이 급격한 발전을 거듭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최하위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일본 과학기술진흥기구가 세계 주요 국가의 슈퍼컴퓨터 관련 기술 수준을 비교한 `과학기술ㆍ연구개발의 국제비교 2011년판'에 따르면 우리나라 슈퍼컴퓨터 기술은 지속적으로 하강추세다. 이는 선진국들의 슈퍼컴퓨팅 연구 자금 투자와 체계가 명확하기 때문이라는 게 보고서의 분석이다.

미국은 지난 5년 간 연평균 1조3482억원 규모의 연구비를 슈퍼컴퓨터 관련 프로젝트에 투자했으며, 엑사스케일(Exascale)급의 슈퍼컴퓨팅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일본은 2000년 초반 슈퍼컴퓨터 기술분야 1위를 차지하면서 위력을 과시했지만 2007년 이후 탑500의 10위권에 1개의 시스템도 랭킹 되지 못함으로써 주도권을 잃은 듯했다. 하지만 2006년부터 5년간 1조5000억원을 투자한 `K-컴퓨터'를 올해 개발, 세계 1위 시스템을 구축해 다시 한 번 기술력을 과시했다. 일본은 제4기 과학기술기본계획을 입안, 엑사스케일급의 컴퓨팅 기술개발을 추진중이다.

중국은 2002년 이후 꾸준히 100위권 안에 시스템을 랭킹시키면서 기술적인 발전을 이루고 있다. 또 매 5년마다 5개년 계획 발표를 비롯해 최근 수년간 급격한 연구투자가 진행됐다. 중국은 현재 제12차 5개년 계획에 돌입했으며, 이 기간 동안 자체 기술의 활성화를 통한 슈퍼컴퓨팅 기술개발을 위해 자체 프로세서 및 시스템 칩 등을 개발할 계획이다.

국내의 경우, 지난 10여 년 간 고성능 컴퓨터 시스템 관련 기술의 개발이 이뤄지지 않아 이들 선진국에 비해 그 격차가 현저히 벌어지고 있다는 게 보고서의 지적이다.

또 경쟁 주요국에 비해 연구정책 및 연구 체계가 명확하게 확립되지 않아 지금과 같은 상태로는 슈퍼컴퓨터 기술에 기반 할 융합기술, 소프트웨어 등에서의 경쟁력 확보가 어려울 전망이다.

우리나라의 슈퍼컴퓨팅 기술개발은 2009년 발족된 한국계산과학공학회 등 학회와 정부 출연연구기관을 중심으로 산발적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주요 국가들이 앞다퉈 개발하고 있는 엑사스케일급 슈퍼컴퓨팅 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 체계 및 정책은 확립조차 못하고 있다.

보고서는 이 같은 국내 슈퍼컴퓨팅 연구 개발 및 산업 기술력 부족과 관련해 향후 체계적이고 조직화된 연구정책의 확립 및 연구개발 지원이 지속적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