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IBM과 한국HP간 유닉스 서버 신무기 전쟁이 시작됐다. 유닉스 서버 시장에서 영원한 라이벌 관계였던 두 회사들은 올해 각각 파워7과 아이테니엄2라는 새로운 CPU가 탑재된 신제품들을 쏟아내면서 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한 경쟁에 나서고 있다.

파워6를 통해 한국HP을 제쳤던 한국IBM은 파워7 시리즈들을 쏟아내고 있다. 한국HP는 그간 지속적으로 연기됐던 아이테니엄2 칩을 인텔과 공동 개발에 성공, 한국IBM을 향한 반격을 벼르고 있다.

한국IBM은 2009년 매출액 기준으로 경쟁사인 한국HP를 누르고 유닉스 서버 시장에서 46.6%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 한국IDC에 따르면 올 1분기에 한국IBM은 약 430억원의 매출을 기록, 39.3%의 시장 점유율을 확보했고, 한국HP는 약 37.7%의 점유율로 410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박빙의 승부는 올 2분기 최대 승부처였던 교육과학기술부가 주관하는 차세대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시스템 분야에서 엇갈렸다. 한국IBM은 이 프로젝트도 수주하면서 댓수 기준으로는 확실히 한국HP에 앞서 있다.

칼을 먼저 꺼내든 것은 한국IBM이다. 한국IBM은 지난 3월 파워7 칩을 탑재한 대형 유닉스 서버 신제품을 발표한 데 이어 이달 엔트리급 유닉스 신제품들을 쏟아낸다. 또 초대형 최상의 유닉스 서버도 출시하는 등 HP를 따돌리기 위한 전략 무기들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조경훈 한국IBM STG 전무는 “IBM은 고객의 폭증하는 워크로드에 대응하는데 필요한 시스템, 프로세서, 시스템 소프트웨어, 운영체계, 미들웨어 등에 지속적인 투자로 업계를 주도하고 있다”면서 “이번 발표로 IBM 파워 시스템은 초대형 데이터센터 환경에서 중소 중견기업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차원의 성능과 신뢰성, 에너지 효율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IBM은 그동안 HP와 인텔의 차세대 유닉스 서버 CPU인 아이테니엄2 출시 지연에 따른 효과를 톡톡히 봐 왔다. HP의 신제품 출시 지연에 따른 반사 이익을 파워6으로 만회했고, 지난 3년 반 동안 파워7에 32억달러를 투자하면서 한번 잡은 승기를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CPU의 성능만 업그레이드 한 것이 아니다. 최근 고객들의 분석 요구를 적극 수용하기 위해 자사의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최적화시켜 어플라이언스 형태의 모델로 계속 진화시키고 있다. IBM은 인터넷, 데이터, 트랜잭션, 분석 툴 등의 성능 극대화를 지원하도록 웹스피어, DB2, 인포스피어 웨어하우스, 코그노스 등 미들웨어 소프트웨어의 병렬 처리 기능을 크게 증가시켰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양측의 기능을 최대한 높혀 궁합을 맞춘 것이다.

데이터센터급 256코어 HPC 시스템 IBM 파워 795은 기업이 방대한 데이터에서 실시간 정보를 추출하는데 유용한 파워7 기반 워크로드 최적화 스마트 애널리틱스 시스템(Smart Analytics System) 등이다.

새로운 256 코어 IBM 파워 795는 워크로드에 따라 주파수를 변경하는 IBM의 최첨단 에너지스케일(EnergyScale) 기술이 채택됐으며 최대 8테라바이트의 메모리를 지원하고 IBM 이전 시스템과 비교해 동일한 에너지 효율도에서 4배 이상의 성능을 제공한다.

한국HP는 오는 지난 4월 말 공개했던 인텔 아이테니엄 9300(코드명 투퀼라)을 탑재한 슈퍼돔2를 오는 24일 선보일 계획이다. 또 지난 4월 2소켓에서 8소켓에 이르는 블레이드 기반 인테그리티 서버 3종도 발표하면서 IBM과의 일전을 벼르고 있다. 슈퍼돔2가 출시되면 본격적인 최상위 신무기 대결이 시작되는 셈이다. 슈퍼돔2는 HP가 제공하는 다른 데이터센터 시스템과 관리 환경, 전력 공급, 팬, 입출력(I/O) 옵션 등을 공유해 쓸 수 있다. HP 7000 시리즈 블레이드 새시를 사용하는 표준 서버랙에 탑재해 총소유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 HP의 설명이다.

한국HP는 IBM이 신제품들을 쏟아내고 있지만 여전히 최상위 유닉스 서버분야에서는 1위를 하고 있고, 이번 슈퍼돔2 출시의 경우 아키텍처도 새롭게 변모되는 등 단순히 IBM처럼 CPU만 바뀐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또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밀겹한형태의 접근법을 우려하는 고객들도 많다는 입장을 전했다. 슈퍼돔2에 대한 세부적인 성능과 기능 향상에 대해서는 “다음주에 공개될 예정”이라고 함구했다.

이창훈 한국HP 부장은 블로터닷넷과 통화에서 “메인프레임을 통해 IBM에 당했던 고통을 고객들은 여전히 알고 있다”고 전하고 “다양한 국내외 소프트웨어 벤더들과 협력해 고객들의 선택권을 보장하는 형태가 오히려 경쟁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어느 신무기가 고객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 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