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기사회생하는 듯했던 IBM 메인프레임 사업이 또 다시 위기를 맞았다.

국세청, 한국전력, 교보생명 등 국내 주요 메인프레임 사이트가 유닉스서버로의 다운사이징하는 방안을 재검토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1분기 메인프레임 시장 규모는 지난 2008년 3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공공·금융 분야 메인프레임 고객이 유닉스서버로의 전환을 검토 중이다. 국세청은 최근 ‘차세대시스템 구축을 위한 컨설팅’을 진행 중이다. 컨설팅에는 10년 넘게 운용한 IBM 메인프레임 교체 여부도 포함됐다.

국세청이 공고한 컨설팅 제안요청서에는 △현 인프라는 ‘메인프레임’ 기반이나 개방형 구조보다 범용성이 떨어진다 △타 시스템 간 정보자원 공동 활용이 어렵다 △특정업체에 종속되어 도입·유지보수에 고비용이 소요된다 △타 시스템과 호환성이 우수한 인프라로 전환한다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국세청은 향후 컨설팅을 거쳐 결정할 방침이지만 제안요청서만을 놓고 보면 유닉스서버 도입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해석됐다. 그간 메인프레임의 단점으로 여겨졌던 사안이 제안요청서에 고루 언급됐기 때문이다.

KEPCO(한국전력)와 교보생명도 메인프레임 존속 여부를 검토한다. KEPCO는 앞서 대부분의 업무시스템을 유닉스서버로 전환했다. KEPCO는 현재 메인프레임을 쓰고 있는 영업정보시스템에 대해서도 다운사이징을 검토 중이다. 교보생명도 차기 IT사업으로 진행할 ‘V3’ 프로젝트에서 메인프레임의 적합성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방침이다. 시장 성장세도 주춤했다. IBM 메인프레임의 주력 운용체계인 ‘z/OS’가 설치된 시스템 판매액은 1분기 74억원으로 2008년 3분기 70억원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가상화, 클라우드 컴퓨팅이 IT인프라의 화두로 떠올랐지만 심지어 한국IBM마저도 타 사업부를 통해 x86·유닉스서버를 활용한 시스템 통합 메시지를 계속 내놓는 상황이다. 틈을 노린 경쟁사 한국HP의 공세도 더욱 거세져 메인프레임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지는 형국이다.

한국IBM은 지난해 어렵사리 반전의 계기를 마련한 메인프레임 시장에서 다시 한번 치열한 고객수성 싸움이 불가피해졌다. 한국IBM은 지난 1년 사이 코레일, 대우·부산은행 등의 ‘탈 메인프레임’ 속에서도 비씨카드,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을 신규 고객으로 확보하는 성과를 올렸다.

한국IBM은 “대형 프로젝트가 주를 이루는 메인프레임의 특성상 분기 실적은 큰 의미가 없다”며 “하반기 성능이 한층 개선된 메인프레임 신제품을 출시하여 상승세를 이어가겠다”고 설명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